산이 높고 푸르름이 솟아오른 골짜기 마을 ,옛날 같으면 한참을 꼬불꼬불 찾았을 마을임에
도 요즘은 신도로를 멋지게 뻣어 정말 고개만 끄덕이면 코 닿는다는 말이 정말 새롭지 않
은 듯 마을 마다 깨끗하고 정리가 잘 되고 마을 경로당 앞에는 작은 개 수로에 맑은 물이 쫄
쫄 흐르는 소리와 정말 영화에나 나올법한 영화 같은 아름다운 마을이 나타 났다.
이곳이 바로 충주시 엄정면 추동마을이다. 이제 더위가 온 세상을 찜통에 들어 온 듯 한 시
간임에 산중 마을에서 영화 상영을 하니 너무 잘 어울리는 곳이 아닌가 싶다.
드디어 영화 상영시간이 시작되고 어르신들 몇 분이 옹기종기 모이시며 잠시 후 『시집가
는 날』옛 한복 입은 장면이나오자 마자 “하하.~~! 저 옷이 정말 새롭네! 나도 예전에는 예
뻣는데 하신다. 이야기는 갑분이를 운산골 친척집에 보낸 이후 맹진사댁에 도착한 신랑 미
언은 다리 절름발이는 고사하고 미관이 훤칠한 사내였다. 이에 크게 놀란 맹 진사는 운산
골로 머슴 삼돌이를 보내 허겁지겁 갑분이를 호출 하게 되는데 맹 진사의 아버지가 맹 노
인의 재촉으로 이미 결혼식은 치러지고 만다. 미언은 이에 좋은 조건을 갖춘 청혼자들의
진실이 가려진 자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만다.
이어서 몸종 이쁜이를 신부로 맞이한 미언은 이미 마음씨 착한 그녀를 알고서 선택한 것이
다. <시집가는 날>은 우리 시골 처자의 대중적인 풍속이라고 할 만큼 소박한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미 갑분이가 산골로 보내진 후 신랑 미언의 불안한 대면에서 어찌될까 하는 걱정은 누구
나 다 아는 스토리이지만 어르신들은 영화의 주인공이 된 듯 걱정 반 타의 반 인 표정을 지
으신다. 바로 이 때 이길재 경로회장과 정세영 이장님이 잠깐 ~!, 하며 정적을 깨듯 상영관
내는 시끌벅적했다. 너무 심각하게 몰입하셔 제가 다 고민이 됩니다. 웃으시며 내가 한턱
내죠, 라며 수박을 어르신과 함께 큼직하게 썰어 나눠 준다.
정말 이런 모습이 마을공동체 어르신 한마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영화는 계속되는
데 맹 진사 와 딸의 잔꾀에 스스로로 무너지는 장면을 보면서 통쾌한 만족감을 느끼는 표
정을 보인 어르신들은 오래전 추억의 앨범을 꺼내 보시듯 영화 한편을 감상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이번에 상영된 영화 『시집가는 날』은 감상자 분들의 익숙한 생활을 배경
전통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소박한 센스를 접할 수 있었고 어르신들의 인지력 과 기억력
을 자극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